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(Michelangelo Antonioni)의 붉은 사막(Il deserto rosso, 1964): Snapshot

붉은 사막(Il deserto rosso)

Il deserto rosso
Il deserto rosso

Corrado Zeller: 그 여자가 부인께 자기 느낌을 말했나요?
Giuliana: 바닥이 이상하다고 했어요. 바닥이 기울어져 있어서 미끄러질 것 같다고요. <중략> 퇴원했을 때 스스로 자문했대요. “내가 누구지?” “그건 나 스스로 알아내야 해”

Giuliana: 당신은 좌익이에요? 우익이에요?
Corrado Zeller: 왜 그런 질문을 하세요? 정치에 관심 있어요?
Giuliana: 아뇨, 그냥 물어봤어요.
Corrado Zeller: 그건 이데올로기에 관한 질문이잖아요. 정확한 답을 해주기 어렵겠는데요. 사실 자기 신념을 잘 알기란 쉽지 않죠.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에 따라 생각하죠. 판단력은 흐려지고, 감정만 앞서게 되고요. 사회주의를 믿는 사람은 아마도 세상을 바르게 잡는 데 관심이 있을 걸요.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요. 평화 의식을 갖는 거죠. 난 안정을 추구해요. 그것에 대해 알고 싶어요?

Il deserto rosso
Il deserto rosso
Il deserto rosso

Giuliana: 섬에 사는 아이가 있었단다. 그 아이는 어른들과 있는 게 지루하고 무서웠지. 그래서 어른들과 노는 또래 친구들은 그 아이를 싫어했어. 그래서 그 아이는 항상 혼자였지. 가마우지, 물새, 갈매기, 그리고 토끼들하고 놀았지. 아이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작은 해변을 발견했어. 바다는 투명하고 모래는 붉은색이었어. 그 아아는 그곳이 좋았어. 그곳의 색깔이 매우 예뻤고 조용해서 말이야. 해 뜰 때 거기로 가서 해질 때 집으로 돌아갔지.

어느 날 아침 범선 하나가 나타났어. 그 배는 좀 달랐단다. 그건 진짜 돛단배였어! 어느 바다든 어떤 날씨든 거뜬히 항해할 것 같았어. 어쩌면 세상 밖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. 멀리서 볼 때는 반짝반짝 빛이 났고, 가까이서 보면 신비로웠지. 갑판엔 아무도 안 보였어. 잠깐 멈춰 있다가 방향을 돌리더니 처음 올 때처럼 조용히 멀어져갔지. 아이는 낯선 사람들에게 익숙했고 무서워하지 않았어. 그런데 해변으로 돌아오자마자 소리가 들렸어. 너무나 신비롭고 황홀했어. 백사장은 여느 때와 다른 게 없었는데. 저 멀리서 그 소리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했어. 어느 순간 그 소리가 바다에서 난다는 걸 알았어. 바위 사이의 작은 틈에서…. 수많은 작은 바위들…. 그걸 몰랐었지 마치 사람의 목소리 같았고 그 순간 매우 아름답게 느껴졌어.

Giuliana’s son: 누가 노래한 거예요?
Giuliana: 모두가 노래한 거야. 모두가….

Il deserto rosso

Giuliana’s son: 왜 저 연기는 노란색이에요?
Giuliana: 독이 있어서 그렇단다
Giuliana’s son: 그럼 새가 저 연기를 지나가면 죽겠네요?
Giuliana: 새들은 벌써 알고 있어서 그쪽으로 가지 않아. 가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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